《과학과 역사로 풀어본 진짜 식품이야기》의
저자 하상도, 김태민과의 만남
1. 《과학과 역사로 풀어본 진짜 식품이야기》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음식에 씌워진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로 잡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건강을 잃은 원인을 음식 탓으로 돌립니다. 설탕, 소금, 지방의 탓으로 돌리고 심지어는 잡곡과 밀가루도 독(毒)이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편식이나, 과식, 운동부족 등 나쁜 습관을 갖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천연(天然)은 좋고 정제(精製)는 나쁘다. 첨가물이나 자연스럽지 않은 가공된 흔적이라도 보이면 모두 독(毒)으로 치부합니다. 무슨 음식은 어디에 나쁘다 등등 시중에 떠도는 죄 없이 누명 쓴 많은 음식들의 오해를 꼭 바로 잡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식품이야기들이 가짜라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 하상도·김태민은 남들보다 더 진솔하게, 글깨나 쓰고 방송에서 인터뷰 좀 하는 선수들조차 좀처럼 입에 담기 어려운 주제를 꺼내 솔직하게 써 봤습니다.
2. 2017년 현재, 식품 관련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요?
식품산업은 ‘편의성, 안전성, 기능성’으로 재편될 것이며, 외식과 간편식, 기능성식품, 다양한 포장재의 수요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특히 아웃도어 식품의 개발과 노약자, 환자, 운동선수 등을 위한 특수용도식품의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슈퍼푸드, 유기농, 알레르기, 식품첨가물, 유전자재조합농산물(GMO), 영양성분 표시 확대, 방사능오염식품, 벤조피렌, 환경호르몬, 방사선조사, 나노식품, 동물복제, 외식산업, 푸드트럭,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스마트패키징,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이 계속 이슈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비슷한 장르의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만이 가진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면?
이 책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우리의 음식문화와 식재료의 기원과 역사를 소개했습니다. 게다가 흥미로운 사건사고들을 각 재료마다 소개했습니다. 특히 물, 설탕, 소금, 지방, 쌀, 밀가루, 계란, 우유, 육류 등 20가지 주 식재료와 라면, 술, 햄·소시지, 초콜릿,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토마토케첩, 젓갈, 장류 등 22가지 대표 가공식품의 기원과 안전성 논란, 소송사례들을 흥미롭게 소개했습니다.
4. 이 책을 꼭 읽어주셨으면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은 식품 전공자나 산업계 종사자들이 알면 알수록 쓸모가 많은 내용입니다. 소비자 또한 이 책에 담긴 과학과 음식의 역사를 접함으로써 식품에 대한 흥미와 가치를 깨닫고 식품과 음식산업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식탁에서 이런 지식을 활용해 대화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5. 책을 집필하면서, 혹은 자료를 수집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탄산음료, 밀가루, 햄버거 등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텃세에 밀려 나쁜 정크푸드로 잘못 알려진 음식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특히 많은데, 그 중에서도 육류를 발암물질로 지정한 지난 2015년 10월 26일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때 방송이나 칼럼, 책을 객관적으로 정직하게 쓰고 있는 뜻있는 식품전문가들이 맥도날드에 모여 패티 10장을 넣은 시그니처버거를 먹으며 사진 한 컷을 Facebook에 올려 시위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소시지, 햄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높은 ‘1군 발암물질(Group1)’로 분류하고 ‘붉은 고기’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때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식품안전 학자들은 코웃음을 쳤지요.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은 발암성 물질을 극미량이나마 갖고 있고 함암성 또한 갖고 있는데,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고 1군 발암물질(Group1)로 지정한 WHO를 비난했습니다.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에서는 즉시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육고기가 준 면역력과 수명연장 등 편익을 생각하면 먹지 않는 것보단 먹는 게 이익이라는 결론과 함께 육류 발암가능성의 허구를 알려 국민들을 안심시킨 바 있습니다.
고기를 먹으면 암 발생 증가 등 손해도 있으나, 고기를 먹지 않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사소한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쉬워 더 큰 건강상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옛날 고기가 귀해 단백질과 양 섭취가 부족했던 시대에는 사람의 수명이 훨씬 더 짧았었지요. 그렇지만 고기와 가공육 구매와 소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사실상 WHO IARC 발표의 메시지는 ‘고기는 암을 유발한다.’가 아니라 ‘인류는 고기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런 저런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오해와 누명을 밝히는데 앞장 서 왔는데, 특히 WHO 육류 발암물질 지정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6. 저자님께서 평소 존경해오고 눈여겨 봐왔던 멘토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법륜스님, 혜윤스님처럼 늘 나 자신의 문제를 먼저 짚어보고, 겸손하고, 긍정적으로 욕심 없이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려 노력중입니다.
7.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무얼 먹으면 어디에 좋다. 약식동원(藥食同原)! 음식으로 모든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중생들의 무지를 이용해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은 식품과 음식을 전지전능한 구세주의 경지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음식에 너무나 많은 기대를 걸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건강과 질병으로부터의 구원을 음식을 통해하려고 해서는 반드시 실패한다고 봅니다. 음식은 음식이 뿐이다. 사람이 먹는 모든 식품은 좋은 면과 나쁜 면 양면을 갖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타고 난 나쁜 음식, 정크푸드는 없습니다. 음식의 나쁜 면만 보고 문제 삼으면 모든 식품이 정크푸가 됩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음식에 씌워진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이 책을 통해 바로 잡았으면 합니다.
8. 앞으로 저자님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가요?
그간 잘못된 온라인 식품정보의 감시자, 소비자의 오해 해소, 누명 쓴 선량한 식품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온라인해결사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식품 관련 이슈가 불붙었을 때 객관적이고 공정한 포청천 역할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대학교수로서 후학을 위해 식품안전 관련 강의와 연구를 계속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칼럼니스트 활동과 아울러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적극 활용해 올바른 식품 정보의 전도사가 될 것입니다. 저서로 《하상도의 식품안전 길라잡이》, 《음식의 발견》, 《밀가루의 누명》, 《과학과 역사로 풀어본 진짜 식품이야기》 등이 있는데, 저술활동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