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에 가려진 고향을 찾아가다
밤하늘에 뜬 별처럼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시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이종희 저자에게 시란 밤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보이는 별과 같았다.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불현듯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적을 두고 배우지도 않았다. 한 것이라곤 교고 시절 문학 동아리에서 시 몇 편을 쓴 것뿐이었다. 그랬던 저자가 다시 펜을 들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
현대시는 너무 난해하다. 독자들이 읽었을 때 한 번에 그들의 가슴을 울리면서 다가가기 힘든 것 같다고 이종희 저자는 말한다. 때문에 이종희 저자가 독자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고 잔잔하게 흘를 수 있도록, 가슴속에 흐르는 시를 그대로 퍼 올려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간 시집이 바로 《슬픔의 사계》이다.
시는 친절해야 한다.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하라는 것이 아니다. 조용하고 사뿐히 다가가도, 우악스럽고 시끄럽게 다가가도 읽는 사람의 마음에 고스란히 내려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희 저자는 그 중에도 ‘슬픔’이라는 감정에 비중을 두었다. 우리들 마음속 깊은 곳에 흐르고 있지만 항상 억누르고, 외면해야 하는 ‘슬픔’을 찾아서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슬픔의 사계》를 통해 던지고 있다.
《슬픔의 사계》는 읽고 끝나는 단순한 시집이 아니다. 시집 앞부분에 각 계절별로 나누어 독자들이 직접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다. 《슬픔의 사계》는 독자들이 각자의 계절의 문을 두드려 그 안에 있는 것을 적어내려 갈 때 완성되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