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누리 저자님의 『깊은 밤 엄마를 만났다』의 카드뉴스입니다. 해당 카드뉴스는 온라인 서점에 배포되어 도서 홍보용으로 사용됩니다.
우리 엄마는 왜 이 쉬운 기계를 어려워하는 걸까.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왜 늘 꽃 사진일까. 단조롭고 촌스러운 옛날 유행가를 즐겨 부르는 건 왜일까. 엄만 왜 늘 짧고 비슷한 커트머리에 무채색의 옷차림이었을까. 연예인을 보며 깔깔 우는 우리에게 매일 말해 줘도 그게 누구냐고 엄마는 왜 계속해서 물었을까.
그랬다.
세련되지 못한 게 아니라, 촌스러워진 게 아니라 다 퍼진 아줌마가 된 게 아니라. 우리 엄마도 가장 젊고 빠른 중심에 있다가 우리를 안고 뚜벅뚜벅 변두리로 걸어 나온 거였다. 품에 낀 아이들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쁜 걸음이라서. 뒤돌아보면 자유가 지천인 젊음의 소음들을 뒤로한 채, 양쪽에 우리를 지고 질끈 묶은 머리카락 뒷덜미를 비추며 뚜벅뚜벅 그곳을 걸어 나온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