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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author
《돌았냐? 태양을 굴리며 지리산 둘레길을》의 저자 구연미와의 만남
2020년 02월

1. 《돌았냐? 태양을 굴리며 지리산 둘레길을》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늘 궁금했습니다. 나는 왜 길 나서기를 좋아하지? 왜 마음을 채 먹기도 전에 몸이 먼저 길 위에 있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상처투성이인 몸을 일으켜 세워 당당히 세상으로 나가게 한 것도, 호기심이 많아 해찰하기를 좋아하는 어린애 같은 마음을 채워 준 것도 다 제 앞에 놓인 길 덕분이었습니다. 제게 길은 하늘이 내려 준 튼튼한 동아줄이 땅 위에 덤으로 고이 펼쳐져 있는 것입니다. 걱정은 접고 오늘은 그냥 길을 따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철없이 놀아 보려 합니다.

 

2. 여러 장소 중에서 ‘지리산’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리산 등반 이후에 또 다른 장소를 눈여겨 둔 곳이 있다면요?

우리나라 산 중에서 가장 품이 넓고 깊은 지리산, 그 속에는 종합선물세트처럼 온갖 길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지리산(智異山)은 바삐 사느라 시간이 부족한 제게 고독 속에서 준열히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이름 모를 풀과 나무와 산새들이 허물없이 다가와 길벗이 되게 하며, 제가 지금껏 많은 사람들 덕분으로 살아왔음을 온몸으로 깨닫게 해 주는 어머니 같은 산입니다. 지리산이 철없는 저를 말없이 품어서 조금은 철이 들게 한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면 최장 해안 종단길인 동해바다 해파랑길도 한번 걸어 볼 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길이 우리나라의 뭍과 바다의 경계를 가없이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으니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될 것 같습니다.

 

3. 이 책을 어떤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머릿속에 예상하고 있는 독자는 어떤 유형일까요?

길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길 앞에서 우리는 너 나 없이 평등합니다. 주머니가 좀 비어도 괜찮고, 몸과 마음이 좀 힘들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각자 앞에 놓인 길을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신기한 마법이 시작될 겁니다. 자신과 긴 시간을 대면할 수 있고, 풀, 꽃, 새, 벌레, 나무, 돌, 바람과도 대화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생길 것입니다. 교만한 마음도 단번에 내려놓게 되며,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단단한 잔 근육들이 생기게 될 겁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걷을 수 있거나 걷고자 하는 마음을 먹은 이들은 누구나 저의 길동무이자 독자가 될 수 있답니다.

 

4.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특히 어떤 장소가 마음에 들었는지요? 어떤 풍경이 눈길을 끌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지리산을 등산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다면 팁을 주세요.

둘레길은 모든 코스가 다 자기만의 때깔과 맵시를 뽐내고 있어 특정한 장소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급경사 계곡 길로 두려움과 처절한 고독 속에서 눈물과 한숨으로 걸어 올라갔던 7코스 성심원-운리 구간과 무더위와 무리한 걷기로 혈뇨를 쏟으면서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기다시피 걸어 냈던 9코스 덕산-위태 구간, 둘레길 길라잡이인 목장승을 못 찾아 눈물을 쏟으며 해매며 걸었던 16코스 가탄-송정 구간, 산자락이 불타 복구가 안 된 길 위에서 길을 잃었던 20코스, 방광-산동 구간은 신음소리와 두려움과 외로움의 눈물이 가득 찼던 길이어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처음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자 하는 길벗들이 있다면 둘레길의 재미를 다양하게 느끼면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3코스 인월-금계 구간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경사길 걷기가 좀 힘든 길벗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로는 처음 1코스 주천-운봉 구간과, 마지막 21코스 산동-주천 구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다른 길들이 좀 섭섭해할 것 같습니다. 실은 모든 구간의 길이 다 좋았습니다.


5.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함께 말씀해 주세요.

지구별에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기는 실로 어려울 듯합니다. 이번 생이 지구별에서 마지막 여행이라 여기고 몸이 허락하는 한, 두 다리로 걸으면서 아름다운 지구별 여행을 이어 가고 싶습니다. 길 ‘도(道)’ 자가 인간이 바람을 맞으며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형상을 본뜬 것이라던데, 우리도 당당히 바람을 맞으며 삶의 길을 나선다면 도인 근처라도 이르지 않을까요? 성스러울 ‘성(聖)’ 자가 귀(耳)를 드러내어(呈) 자연의 작은 여린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면 길을 나서는 것만으로 우리도 한번쯤 성인의 흉내를 내 볼 수 있지는 않을까요? 어느 곳에서 저를 유혹하는 바람이 불어올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르테미스처럼 맨발로 들판을 누비고 다닐지,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지구별 어느 곳을 날고 있을지 저도 몹시 궁금합니다.


벗님들이여! 한 걸음 떼는 만큼의 용기만 있다면 이미 우리는 그 길의 끝을 예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길 위에서 시작은 반이 아니라, 끝이고 완성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걸으면서 길 위의 풍경을 한껏 즐기다가 멋진 풍경화의 일부가 되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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