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글솜씨가 모자란 내가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이 글을 쓰게 된 연유가 있다. 나는 오래전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자신이 살아온 삶의 기록인 ‘기억의 책’ 쓰기를 권고받았고, 몇 해 전에는 고등학교 동기회에서 우리는 조국 대한민국의 놀라운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온 세대이므로,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온 삶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권유가 있었다. 그런 까닭에 나는 비록 평범한 삶을 살아왔지만,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나의 삶을 회상하며 글로 남기려고 마음먹었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일생동안 지식과 지혜를 쌓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나는 해방 2년 후 1947년 6월 16일(음), 전남 여천군 화정면 백야리에서 아버지 임봉래(林奉來)와 어머니 이윤점 (李允点) 사이에, 2살 위 누나 임길란(林吉蘭)를 두고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 후 유년기에 여순반란사건과 6.25를, 소년기에는 3.15 부정선거와 4.19와 5.16 쿠데타를 맞았고, 그런 큰 사건들이 남해안 작은 섬에서 태어난 나에게까지 매우 크게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