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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히스토리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05월 04일
- 인문
- 9791138859790
- 면수
- 판형
- 제본
- 648쪽
- 152mm × 225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6년 05월 04일
- 인문
- 9791138859790
- 648쪽
- 152mm × 225mm
- 무선
평범한 일상의 매너리즘 속에서 지식을 탐구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작가'라는 부캐를 창조한 박정근 저자. 인류 탄생 이후 형성된 집단지성과 문명의 이야기를 쉽고 유쾌하게 담아낸 도서 《비하인드 히스토리》를 살펴보세요.
대한민국 평균의 삶을 살아가며 겪는 권태와 매너리즘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소소한 지식의 즐거움을 전하고자 한다는 박정근 저자. 600쪽이 넘는 분량 속 유쾌한 잡학과 인류 문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도서 《비하인드 히스토리》의 저자 인터뷰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두 번째 작품인 《비하인드 히스토리》의 출간을 통해 작가로서의 부캐 생활을 여전히 즐겁게 영위하고 있는, 서울 자가에 제약회사 다니는 박 차장, 박정근 저자입니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뒤에 나올 “글을 쓰는 의미”와 어느 정도는 겹치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뭐, 순탄하고 평범하게 살아오던 와중에 나름 즐거움을 주는 강력한 한 방을 찾았달까요? 지식을 접하고 주변인과 나누는 즐거움에서 시작한 일상이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즐거운 취미와 만나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2023년 말이었습니다. 2024년 첫 집필을 시작했고, 이듬해 첫 책 《빅희스토리》가 출간되었죠.
다양한 미디어가 수많은 지식을 전달해 주고 있지만, 책만큼 효과적이고 높은 확률로 검증된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옳다고 믿어왔던 지식들이 명확한 과정을 거쳐 수만 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검증되고 뒤집히고(특히 지난 수십 년간 격하게) 올바른 방향을 찾아 수정되는 진화적 스토리를 담고 있는 거대한 지식체계인 집단지성의 결정체인 것이죠. 그렇게 쌓인 시스템을 한 권 두 권 접하고 배우다 보니 “재미있는 사실들을 나만 알기 아깝잖아.”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거기에 “더 재미있게 접하면 더 배우고 싶어질 텐데.”라는 생각이 더해진 순간이 바로 2023년이었던 거죠.
즐거움과 지식 추구에 대한 의식의 공유를 나름대로 짜임새 있게 추구할 수 있는 이 분야에서 제가 다룰 수 있는 주제는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다루기에 너무 주관적이고 해석이 다양하거나 딱딱하고 지루해서 두드러기 나는 정치나 경제, 전문 실용 지식이나 과학, 수학 등의 순수 학문은 제외했습니다. 제가 즐겁게 얻는 지식이 아니면 재미있게 전달할 자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부담 없이 들려드릴 수 있는 지식들(역사, 문화인류학, 고고학, 과학사, 종교, 음식, 문화, 잡학)을 제가 얻은 방식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들려드리고자 했습니다. 비전공자, 비전문가 입장에서 소소하게 풀어 쓰는 이야기가 저와 같은 눈높이를 가진 분들께 더 잘 전달되겠다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잡다한 지식체계와 집단지성을 차근차근 풀어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저만의 프로젝트의 첫걸음이 2025년에 출간된 《빅희스토리》입니다. 연대기 순으로 우주, 지구, 자연, 생명의 시작과 진화, 생존, 멸종, 그리고 인류의 탄생을 다루었죠.
이번에 출간하는 《비하인드 히스토리》는 제 프로젝트의 두 번째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인류 탄생 이후의 수순”을 담은 문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정으로 집단지성이 형성되고 인류의 속성(말, 글, 집단, 종교, 신화, 전쟁, 욕망, 사랑, 증오, 자해, 자애)을 쌓아 올리는 활동이 전개되는 세상을 담았죠. 4대 문명이라는 개념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생겨나고 사라져 간 수많은 문명과의 만남을 통해 여러분이 인류의 다양한 속성과 입장을 체험하고 상호 이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따라서 이후에 출간하는 책들은 문명과 톱니바퀴를 공유하며 중세와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에 근거해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저의 뜻을 담은 것들이 될 예정입니다.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집필 당시 저의 상황을 들려드리면 이 이야기가 필요한 독자들의 고민을 대변할 수 있을까요? 저는, 항목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대한민국 평균의 가정환경, 성장배경, 지성, 지식, 직업, 가정, 삶의 만족도를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제 가족과 주변인들, 그리고 직업을 사랑하고 그 직업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번영과 생활, 투자의 위태로운 시소놀음, 부채와의 씨름까지도 다를 바 없이 영위하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란 말이죠. 물론 중간중간 다양한 에피소드와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아찔한 곡절, 행복한 추억들이 삶에 살짝살짝 다른 빛깔의 수를 놓아주지만, 전반적으로 제 삶을 덧대고 누비는 조각들의 퀼트는 영 밋밋하고 심심하더란 말이죠. 만족도가 고만고만한 삶에 매너리즘이 배어들었습니다. 이런 삶을 심심하게 지속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성공적인 전업, 마리화나와 코카인, 소소한 즐거움의 탐구, 새로운 성취를 가져다주는 제2의 나 정도가 될 터였죠.
다행히도 저는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는 모험을 벌일 만큼의 용기가 부족했고 마약은 구할 깜냥도 방법도 없었으므로 세 번째와 네 번째 방법에 눈을 떴습니다. 그래서 다행히도, 재미를 추구하는 저의 갈구가 소소하게 지식을 접하는 즐거움을 만나 작가의 탈을 쓴 이야기꾼이라는 부캐를 창조했습니다. 뭐,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옆길로 새지 않고 나름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거죠.
무슨 말이냐 하신다면, 답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책은 저와 같은 이들의 평범한 삶에 닥쳐온 매너리즘과 권태의 호수에 수만 개의 잔잔한 파문을 일으켜 줄 수 있는 작은 자갈들의 집합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는 전쟁과 학살의 틈에서 살아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진지와 허무를 논할 수도, 누군가는 알지 못했던 잡다한 사실들에 눈을 뜨고 시답잖은 농담에 웃으며 묘한 쾌감에 사로잡힐 수도, 또 누군가는 무엇을 읽는다는 사실이 이렇게 즐거운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겠죠.
이런 것들이 저의 작은 바람으로 그칠지도, 또 글을 쓰던 시점의 제가 의도했던 바에서 약간 방향을 틀어 끼워 맞춘 해답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간에 제가 바라는 바는 그렇습니다. 인생이 험해서, 또는 지극히 평범해서 웃을 일 없는 분들이 작은 자극과 즐거움을 통해 실소 한두 번에 오늘의 먼지를 털고 내일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그런 즐거운 효과를 누리셨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면, 저도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군요……. ㅎㅎ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어느 저자가 그러지 않겠는가마는, 제 기준에서 “이건 거르세요.”라고 할 만한 게 사실 없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라는 부분을 각 장마다 조금씩 꼽아 보겠습니다.
“핵”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나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만큼, 호기심이 생긴다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강” 장에서는 물에 얽힌 과학적 서사와 여러 도시 이야기, 그 중에서도 예리코에 얽힌 이야기가 읽어볼 만할 겁니다. “메소포타미아” 장에서는 〈길가메시 서사시〉와 아시리아, 신바빌로니아, 페르시아의 이야기가 건질 만한 것들이 많을 거예요. “이집트” 장에서는 나일강과 미라에 대한 이야기를 특히 추천드립니다. “인더스” 장은 인더스 문명 자체보다 인도 아대륙의 슬픈 역사에 얽힌 삼각무역과 동인도회사, 차와 아편, 산업혁명과 제국주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황하” 장의 백미는 황하라는 강에 대한 이야기와 춘추시대, 진시황, 초한전쟁, 사마천 이야기, 삼국지, 수당시대의 고구려 이야기, 원나라의 몽골 이야기입니다. 백미라고 해놓고 뭐 이렇게 많이 써놨냐 하시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핵” 장과 “에필로그”에서 강조하다시피,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잡다한 지식, 이중적인 인류의 행태에 대한 경고, 끝내 우리는 조화롭게 살아갈 수 없는가 되묻는 저자의 고민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도 책을 읽는 내내 그 끈을 놓지 않고 함께 호흡하며 귀 기울여 주시면서 얻을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릴 수 있는 기준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어찌 되든 꽤나 긴 호흡이 되겠네요. 분량 조절 실패…….

이 책은 ‘문명’을 단순한 연대기 대신 ‘비하인드 스토리’와 잡학의 연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기존 역사 교양서와 가장 다르게 만들고 싶었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앞선 질문에서 다룬 것처럼 우리 뇌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 딱 400칼로리의 에너지만을 필요로 합니다. 1시간 동안 집중해서 쓰고 쉬든 8시간 동안 늘어지게 쓰며 녹초가 되든 400칼로리라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죠. 요는 얼마나 집중해서 효율을 추구할 수 있는가(이건 우리의 일터에서도 유용하게 적용할 만한 사실입니다.)인데, 기존 역사 교양서나 지식서를 접하면서 이런 공식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책은 1시간 만에 200쪽씩 읽히며 지식이 들어오는데, 어떤 책은 며칠, 몇 달, 심지어 몇 년간 끝나지 않는 사투를 벌이게도 했죠. 제 시각에서 그 갈림길을 내는 공식은 딱 하나, 바로 “재미”였습니다. 같은 사실을 담고 있더라도 재미있는 표현으로 접하면 우리 뇌는 집중할 수 있게 되죠.
물론 저자의 기호에 다소 편향된 잡학과 드립으로 가득한 600쪽이 넘는 분량의 책을 “재미로 집중하라.”며 들이밀면 무더기로 돌을 얻어맞기에 찰떡같기도 하거니와 요즘에는 그런 모토에 가장 적합한 것이 유튜브 지식채널 쇼츠라는 사실이 뼈 때리게 슬픈 현실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제 어리고 젊은 날의 향수에 소신을 걸어 보고 싶습니다. 만화책이었든 소설이었든 지식서였든, 제 세계를 쌓아 올린 것은 활자를 가득 채운 채 묵직하게 손에 들려 스르르 넘겨지던 종이책의 감촉이었거든요. 재미와 지식, 아날로그의 결합이 무모한 도전에서 멈출 가능성이 낮지 않겠지만, 여전히 저는 도전 중이고 앞으로도 도전할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지식과 집단지성을 통한 전국민 대화합 프로젝트”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님이 생각하는 ‘좋은 집단지성’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다양한 경로로 지혜와 지식을 얻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어머니, 가족들, 선생님, 친구들을 통해 수많은 생활상과 지식, 지혜를 접하고 꾸준히 집단지성을 형성하죠. 인류에게 이러한 작업은 수만 년간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습니다. 그 산물인 집단지성을 물려받았음에도 여전히 골치 아프고 몇 페이지 이상 넘어가는 것들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일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게 된 오늘날의 복잡하고 빠르고 거대하고 무분별하게 흐르는 시계는 진실을 끄집어내기에는 이미 불가능한 영역에 진입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는 편리하고 쉽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디어에 스스로를 던져놓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얻는 지식(이라고 착각하는 것도 포함)들이 몸도 마음도 편하게 만들고 절반 이상의 확률로 쓸모를 발휘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편리에만 맡긴 채 생각하는 방법을 잃으면 올바른 지식과 지성은 형성되지 않는 법입니다.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미디어가 팩트라고 전달하는 것들 중 옳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노력이 필요하죠.
지난 삶을 돌이켜 보면, 아니 지금도 여전히 제 생활을 곱씹어 보면, 저를 포함해 우리 대부분은 편향된 성향을 지닌 채 기호에 맞는 수단과 내용으로 알맞게 버무려진 알고리즘에 운명을 맡기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편리하고 직관적이며 절반의 성공이 보장되지만, 분명 옳지 않은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것 같죠? 제 말이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 그 편리에 절여져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좋은 집단지성은 아니에요.
벤 파커(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인공 피터 파커의 삼촌)의 말처럼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릅니다.” 오늘날 책과 뉴스, 학술서, SNS와 미용실 원장님과 공인중개사 분들을 포함하는 수많은 미디어로 구성되는 거대한 지식체계를 손에 쥔 우리 각자에게는 그야말로 거대한 힘이 있습니다. 관건은 그 거대한 힘을 편협하게 사용하고 그로부터 편식하는 지식을 맹신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큰 책임을 질 자신도 배짱도 없기 때문에 어디선가 흘려듣고 뱉어내며 나를 맡기는 모험을 하는 대신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확인을 거듭하는 방법으로 더디게나마 힘을 쥐는 방법을 추구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두드려 봤음에도 이 책을 출간하는 이즈음 역시 나름 각 잡고 공부해서 써 내려간 사실들의 모음이 검증의 실패로 잘못된 지식들을 포함한 출판물로 둔갑하고 마는 악몽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날들을 포함하고 있죠.
제게 좋은 집단지성의 장은 이런 곳입니다.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고 심지어 정식 출간된 도서를 읽으면서도 그릇된 지식과 상식, 그리고 새로운 발견으로 인해 비뚤어진 유물로 변해가는 과거의 사실들에 관심을 갖고 거듭 확인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누군가와 얼굴을 맞대고 침을 튀기거나 무선통신망과 미디어를 통해 “당신이 말한 이 이야기는 오늘날 잘못된 사실이 되었습니다.”라고 정중히 항의하는 용기를 가진 이들이 향유하는 놀이터 말이죠. 그 때문에 저 역시 머리를 긁적이며 “헤헤, 틀렸었네!”라며 멋쩍은 창피를 경험할 수도 있겠지만, 지식과 집단지성은 도전과 공유, 그리고 수정을 통해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으니까요. (막판의 발언이 변증법적 유물론이랑 요상하게 비슷해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느끼셨다면 그것은 상당한 오해입니다. 저는 자유주의라는 경제 시스템과 민주주의라는 정치 시스템을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거나,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돌연변이.
전문가나 전공자분들의 권위 있는 실용서와 지식서, 유려한 표현을 가득 담은 문학 작품과 교양서가 즐비한 책장에 생뚱맞게 “실없이 600페이지 넘게 시시콜콜 떠들어대는 비전문가의 잡다한 지식 이야기” 한 권 정도 있어주면 평평하게 뻗은 고속도로 같은 인생에서 불쑥 튀어나온 과속방지턱 밟고 덜컹거리는 재미 한 번쯤은 경험해 볼 수 있지 않겠어요?
혹시 또 압니까? 열 번 생기면 아홉 번 이상은 사라져 버리는 돌연변이처럼 쓸모없어 보여도 겸상적혈구증후군(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생성되는 유전병. 엄청나게 많은 질환을 유발하지만 말라리아에 내성이 있어 과거 아프리카 고인류의 평균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려주었습니다. 아프리카 고인류 평균수명 30세, 겸상적혈구증후군 환자 기대수명 35~50세…….)이나 CCR5-델타32(T세포 등에서 발현되는 케모카인 수용체인 CCR5가 없거나 수용체 길이가 변형된 돌연변이. HIV 감염에 저항성을 지녀 에이즈에 대해 꽤 쓸만하게 면역을 부여합니다.), 후추나방(가지나방이라고도 하며, 그냥 검은색 계통으로 변이했을 뿐인데 산업혁명 시기의 암울한 배경 변화 덕으로 살아남게 됩니다.)이나 락타아제 지속성(락타아제 유전자 일부 염기의 다형성으로 생기는 돌연변이. 덕분에 대부분의 북유럽인들은 맛있게 우유를 마시고도 설사를 안 합니다.)처럼 드물게 여러분의 인생에 쓸모 있는 재미를 안겨주는 책이 될지. 조금이라도 구미가 당긴다면 책을 펼쳐 보세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뭐, 바랄 게 있나요? 그저 “재밌고 유익했다. 다음 책은 언제 나오지?”라는 생각을 품어주시길. 더불어 이 책을 읽은 후 주변인들과의 대화 중간중간에 이 책의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고픈 충동이 불현듯 차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이번 책 이후에 새로 준비 중인 집필 주제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여전히 “잡다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샐러리맨”으로서의 삶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워낙 단조롭고 확고하다 보니 저답지 않게 짧고 확실한 대답이 나왔네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알고 싶은 지식도 많다 보니 다양한 주제를 머릿속에 채워 넣고는 있습니다. 아, 물론 골치 아프고 논란의 여지가 많고 재미없는 정치, 경제, 실용 지식은 빼고요. 아무래도 제 책을 읽는 분들은 돈 버는 지식에 대한 기대는 버리셔야겠군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는 영화와 관련한 인문서(가제는 “내가 찜한 콘텐츠”), 종교와 전쟁 이야기(가제는 “신 그리고 칼”), 역사와 현실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과 사물의 이중적인 이야기(가제는 “야누스”), 역사 속 인물들 간의 복잡한 관계도 이야기(가제는 “케빈 베이컨 게임”), 여러 유래들에 얽힌 이야기(가제는 “Origin of Things”) 등이 있습니다.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쓸모있고 재미있는 지식 하나라도 가져가세요!”

마지막으로, 저자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인간의 뇌에 대한 빌 브라이슨의 생동감 넘치는 묘사 가운데 이 질문에 대한 의미를 찾을 만한 표현을 조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의 두 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연한 두부 질감의 소우주는 무게로만 따지면 우리 존재의 2%만을 차지하지만, 우리의 생체 에너지 중 20% 이상을 소모하는 이 세계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뇌의 피질 1세제곱밀리미터의 공간에만 1,000테라바이트라는 방대한 지식을 집어넣을 수 있죠. 《비하인드 히스토리》 10억 권에 달하는 양입니다…….
코흘리개 미취학 어린이들마저도 고개를 저으며 절대적이고 뛰어난 성능을 경계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의 총체를 일컫는 대명사가 된 AI를 우스운 수준으로 추락시킬 만큼 현재까지 생산된 디지털 콘텐츠를 몽땅 집어넣을 수 있는 경이로운 잠재력을 품고 있는 우리의 뇌가 생존에만 사용하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호화스러운 성능을 가진 슈퍼컴퓨터로 진화한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겁니다. 도끼를 갈고 쇠를 내리쳐 칼을 만들고 핵무기와 AI까지도 창조해 내며 생존을 넘어서 서로를 파괴할 만한 살상력을 길러낸 인류 두뇌의 이면에는 분명 특별한 뭔가가 있습니다. 다른 생물들과 비교해 우월하다는 표현은 아니지만, 분명하게도 도덕이나 섬세한 감정, 예술, 창조, 이야기, 학문, 종교 등 다양한 의식과 활동을 공짜로 누릴 수 있는 타고난 진화의 선물을 우리는 누구나 하나씩 머리카락 안쪽 공간에 담고(탈모인 분들께 죄송……) 살아가죠.
어느 순간 돌이켜 보니 우리 대부분이 그러하듯 저 역시 지난 수많은 시간 동안 이 지나치게 성능 뛰어난 동반자를 너무나 방치하며 살아온 것 같더군요. 마치 마사무네(가마쿠라 막부 시절 활동한 전설의 도공 소슈 마사무네가 만든, 역사상 최고의 검으로 평가받는 일본도)로 사과만 깎아 먹듯, 역량(제 역량이 마사무네처럼 상대적으로 대단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간의 뇌는 누구의 것이든 마사무네와 같은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에 비해 너무나 재미없게 지내왔다는 느낌을 받은 순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뇌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지만,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뼈를 깎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경악할 만한 학문적 업적과 실질적 성과를 이룰 만큼의 용기는 부족합니다. 그 대신 적당히 역량을 발휘하고 적당히 시간을 투자해 가장 효율적으로 만족하고 누릴 수 있을 만한 즐거움의 수단을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소소한 재능에 실어 보는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죠. 지식을 접하고 글을 쓰면 우리 뇌가 “의미 있게 사용해 봐.”라며 던져주는 수많은 재능들 중 하나를 그나마 실현하고 있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이러니저러니 떠들어 봤지만, 주관적인 입장에서 굴곡지고 고달픈 세상살이 와중에 제가 “세상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시간(우리는 이를 “취미”라고 정의합니다.)이 바로 글을 쓰는 때입니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말이죠. 어느 순간 또 다른 즐거움을 만나게 되면 글을 쓰는 즐거움을 잠시 놓을지도, 혹은 지금보다 더디게 추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뇌가 꾸준히 소화해 뱉어만 내어 준다면 지식을 얻고 글로 나누는 즐거움을 계속해서 누릴 생각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당분간 저의 저작은 “유쾌하고 즐겁게 늘어놓는 잡다한 지식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박정근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독자들이 평범한 삶 속에서 소소하고 쓸모 있는 재미를 하나라도 얻어 가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지식을 얻고 글을 쓰는 유쾌한 즐거움이 매일의 삶을 다시 살아갈 작지만 확실한 에너지가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