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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라 크로싱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09월 15일
- 시/에세이
- 9791138867429
- 면수
- 판형
- 제본
- 156쪽
- 138mm × 200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6년 09월 15일
- 시/에세이
- 9791138867429
- 156쪽
- 138mm × 200mm
- 무선
도시의 차가운 아스팔트와 통제의 경계선 위에서 생명과 치유의 온기를 담아낸 권서연 저자. 분주한 일상 속 단절을 넘어 따스한 연대와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살펴보세요.
일상에 지쳐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횡단보도의 흰 선처럼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시집 《지브라 크로싱》. 시를 통해 차가운 도시 속 생명의 숲을 발견해 내는 권서연 저자의 인터뷰를 만나보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시인 권서연입니다. 일상의 소박한 흔적과 마음의 그늘을 따뜻한 서정의 언어로 다독여 왔습니다. 시집 《꽃잎은》과 산문집 《길이 나를 지나갈 때》에 이어, 도시의 차가움 속에서 피어나는 온기를 담은 《지브라 크로싱》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참 감사하고 설렙니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문득 우리가 매일 건너는 횡단보도의 하얀 선들이 도시라는 정글이 그어놓은 통제선처럼 느껴졌습니다. 신호등 아래 서둘러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분주한 일상과 속도에 지친 아픔을 보았고요. 그 아스팔트의 검은 단절과 횡단보도의 하얀 경계를, 서로의 체온을 잇고 치유하는 생명의 길로 되살려내고 싶다는 열망에서 이 시집이 시작되었습니다.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일상에 지쳐 정작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못했거나, 치열한 삶 속에서 문득 깊은 외로움을 느끼는 모든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제 시집에는 가슴에 ‘분홍주의보’를 띄우는 순간부터, 「데린쿠유」나 어머니의 「구두」, 아버지의 「붉은 소금」처럼 낮아지고 견뎌 내는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심연을 깨우고 고개를 내미는 산수유나 박각시처럼, 세상의 경계선 위에서 흔들릴지라도 그 갈라진 금 사이로 따스한 온기와 사랑이 피어날 수 있다는 다정한 위로를 건네고 싶었습니다.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표제작인 「지브라 크로싱」의 시 속에서 횡단보도의 하얀 선은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서 넘어지고 상처받은 군상들이 서 있는 차가운 경계선입니다. 하지만 시의 후반부, "내 입에서 얼룩말 한 마리 튀어나와 뚜벅뚜벅 보폭을 키우며 아이들이 자라는 흰 숲으로 가고"라는 대목처럼 그 차가운 선이 생명력을 얻어 탈주하는 순간을 깊이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집의 표제작인 「지브라 크로싱」에서 횡단보도의 흰 선을 통제와 경계로 보면서도, 이를 야생의 '얼룩말'로 탈주시켜 '아이들이 자라는 흰 숲'으로 연결해 내는 도약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차갑고 규격화된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서 이러한 생명성과 구원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영감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도심의 신호등 아래 서서 흰 선들을 바라보던 중, 이 차가운 규격의 선들이 야생의 '얼룩말'처럼 생생하게 꿈틀거릴 수 있다는 선명한 상상을 만났습니다. 억압받고 길들여진 우리의 삶도 그 통제 라인을 딛고 넘어서는 순간, 새로운 미래와 생명이 숨 쉬는 숲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스팔트라는 차가운 공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그 생명력이야말로 우리가 시를 통해 회복해야 할 가장 눈부신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시집 전반에서 「리코타 치즈」, 「머그컵」, 「구두」, 「붉은 소금」처럼 일상의 구체적인 사물이나 물질의 변화 과정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 혹은 부모님의 숭고한 사랑을 표현해 내는 감각이 돋보입니다. 시인님에게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그 안에 인간의 삶과 사랑을 투영하는 작업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말씀해 주세요.

사물은 단순히 비어있는 물건이 아니라, 인간의 시간과 온기가 스며있는 지문이자 나이테입니다. 굳어가는 치즈나 체온을 나누는 머그컵, 닳아 버린 구두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합과 이별, 희생이라는 관계의 본질이 또렷이 드러납니다. 사물의 변화 과정에 삶을 투영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과 삶의 흔적을 가장 구체적인 언어로 입증해 내는 작업이자 제가 시를 쓰는 창작의 원천입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거나,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차가운 콘크리트 경계 위에서, 그리고 어둠 깊은 데린쿠유의 바닥에서마저 다함 없이 쏘아 올리는 무지갯빛 생명의 찬가입니다.
키워드로는 단절과 구분을 넘어 세상으로 탈주하는 ‘경계’, 서로의 그늘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연대’, 그리고 차가운 아스팔트를 뚫고 피어나는 ‘희망’을 들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각박한 도심의 경계 위에서, 혹은 데린쿠유처럼 아득한 동굴 속에서 외로웠던 이들이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마주하기를 바랍니다.
스스로의 내면과 진정한 자아를 가만히 마주하고 다독이는 시간을 거쳐,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나를 넘어 타인과 일상의 사물들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 잔잔한 물결처럼 감돌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책 이후에 새로 준비 중인 집필 주제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삶의 그늘과 내면의 깊은 결을 문학적 서사로 풀어내는 산문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도서관과 지역 사회에서 글쓰기 강연을 통해 독자들과 삶을 성찰하고 치유하는 소통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 외로운 존재들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하얀 선은 갇혀 있는 틀이 아니라, 당신을 향해,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건너갈 수 있는 약속의 길입니다. 《지브라 크로싱》이 오늘 길을 건너며 신호를 기다리시는 순간, 여러분의 피로한 발걸음에 작은 휴식과 따스한 위로가 되어줄 수 있기를 마음 깊이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자연과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 돌봄이자 타인을 향한 손짓입니다. 거창한 선언보다는 삶의 미세한 균열과 마음의 그늘을 지켜보고, 그 안에 숨겨진 온기를 글로 담아내는 일이 제게는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가장 은은하고 단단한 방식입니다.
삶의 미세한 균열과 서러운 그늘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한 언어로 품어 안은 권서연 저자. 횡단보도 앞에서 서성이는 수많은 발걸음에게 전달된 그의 신호가, 지친 하루 끝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오아시스이자 삶을 건너가는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