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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의 이야기

저자 인터뷰

도서 ‘딕씬’ 최희영 저자 인터뷰

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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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씬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03월 23일
  • 시/에세이
  • 9791138856539
  • 면수
  • 판형
  • 제본
  • 268쪽
  • 152mm × 225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6년 03월 23일
  • 시/에세이
  • 9791138856539
  • 268쪽
  • 152mm × 225mm
  • 무선
  • 최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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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딕씬

교사라는 안정적인 길을 지나 서양화가로서 스무 번의 개인전을 치러내고, 이제는 삶의 또 다른 쉼표로 첫 책을 세상에 꺼내놓은 최희영 저자. 일상의 사소한 장면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포착하고 상상하며 기록해 온 저자의 담백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켜켜이 쌓인 시간 속에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계획과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삶. 도서 《딕씬》을 통해 기억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내면의 풍경을 제안하는 최희영 저자의 인터뷰를 지금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그림을 그리고 있는 최희영이라고 합니다.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고 네이버에 '서양화가 최희영'을 검색하면 저의 그림도 소개되어 있어요. 이번에 좋은땅 출판사에서 첫 번째 책을 출판하게 되어 아주 기뻐요.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아뇨, 사실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평소에 일기 쓰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니까 학교에서 억지로 쓰게 하는 일기 같은 거 말고요. 그렇다고 또 특별한 일이 있어서 쓴 것도 아니고, 그냥 간혹 같은 장면을 보고도 '나는 왜 다른 사람이랑 좀 다른 생각을 하지?'라는 의문이 생길 때 '이상하다' 식의 글을 쓰기도 했어요. 그리고 자라면서나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사회생활을 할 때 핀잔이나 꾸중을 들으면, 뭔가 강력한 어필을 하거나 변명을 하기보다는 독백의 형태로 주절주절 글을 쓰기도 했었어요. 자의식이 좀 생기고 난 후에 컴퓨터가 보급되고, 이후에는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서 책의 후기나 일기 글을 올리기도 했었는데 그런 사이트들이 폐쇄되기도 하니 간혹 글이 다 없어지기도 하더군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도 사진보다는 글을 쓰는 걸 더 좋아하는데, 지인들의 경우지만 간혹 왜 책을 내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었어요. 뭔가 또 하나의 쉼표를 찍는 느낌으로 작년 2025년에 제 이름과 그림으로 된 달력을 하나 냈었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 두 가지 중 그림에 관련된 건 꾸준히 발표도 하고 지인들을 전시에 초대하기도 하는데, 책이나 글에 관한 것들도 이제 기념으로 남기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기더군요. 2026년 스무 번의 개인전을 치러내고 이제 때가 되었다 싶더라고요. 계기에 대한 얘기가 너무 길었나요? ㅎㅎㅎ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저의 글들은 몇 년간에 걸쳐 쓴 글들이어서 당장 누군가에게 이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런데 어쩌면 저는 운명론자라서 지금 나에게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면 그걸 생각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전환을 시키는 게 나에게 가장 좋을까를 생각해 보기도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저는 몇 번의 라이프 터닝을 했었는데요. 한국에서 경력 단절 여성은 정말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데, 쉽게 결정 내리지 말고 내가 내 이름으로 살기 위한 최소한의 계획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어깨에 놓인 짐들이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 만큼 버거운 때가 있었는데 그즈음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림을 시작했었어요. 이 그림이라는 것이 나의 나머지 인생을 걸 만큼의 값어치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확신이 생겼고 그때부터는 주저하지 않았어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도 그랬던 거 같아요. 오래 생각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누구라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아,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뭔가를 도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많은 글 중에서 사실 선택된 글들이라 모두 애정이 가긴 합니다만 꼭 하나의 장을 뽑으라면 저는 첫 번째 장, '마음의 풍경'이요. 사실 '마음의 풍경'은 지금 제가 그림을 발표할 때 연작 시리즈이기도 한데요. 이건 세상을 보는 관점에 관한 이야기거든요. 어떤 풍경이나 장면을 보았을 때 우리는 자신의 방식으로 보게 되지요. (저 같은 경우는 점, 선, 면 중에 고르라면 선이에요. 선은 그 사람을 대표하는 눈의 이끌림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선에 자신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때의 자신은 정체성이기도 하고 삶의 기준, 정신의 축이기도 하지요.) 하여튼 제가 저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고 기억하고 상상하며 쓴 글들이라 더 애착이 가요. 특히 커피 이야기나 빵의 역사는 찬찬히 저를 되돌아본 시간들이고 어쩌면 저와 동시대에 살았던 분들께는 공감대가 생길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교사라는 안정적인 길을 떠나 예술 작업을 선택하신 과정이 인상적입니다. 이 선택이 어떤 경로로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또, 서로 다른 경험이 《딕씬》에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었는지 궁금합니다.

교사로서의 제가 좋았던 건 생각해 보면 학생들과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저는 교사로만 존재할 수는 없었고, 가정에서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딸로도 살아야 했어요. 엄마와 며느리의 역할이 커져야 할 때 그 모든 걸 혼자 다 처리할 수는 없었고요. 직전에 그림을 만났고요, 그림을 만난 계기가 또 큰 이유였는데요. 2000년대 초반은 학교도 변화되기 시작했어요. 학생들과의 관계가 참 좋았었는데 그때부터 서서히 학교 폭력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여러 문제들이 생겼어요. 그 스트레스가 무작정 비 오는 날 바지를 끌며 동네를 휘휘 걸어 다니게 했는데, 그때 미술학원의 간판이 커다랗게 보였어요. 그렇게 그림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 전에 간간이 우리 학교에서 발행하는 교지에 제 일기 글이 '선생님의 글' 꼭지에 실리기도 하고 그랬었죠. 글과 그림은 제 스스로 당면한 문제들을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했나 봐요. 그렇게 제 글을 읽은 사람들이 꾸준히 인터넷 사이트에서 읽어 주셨고 언젠가 만들어질 책을 기다리기도 했어요. 그런 분들의 말들이 용기를 내게 했습니다. ^^

책을 읽다 보면 일상의 사소한 장면들이 상상과 결합하여 확장됩니다. 톡톡 튀고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가지고 계신데요. 이러한 방식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을까요? 혹은 영향을 받은 작가나 작품, 인물 등이 있을까요?

예전에 대구에서 글을 잘 쓰셨던 유명한 블로거가 그러더군요. 저의 글의 방식은 앞에서 한번 꽝 때려주고 그다음 조곤조곤 이야기가 시작된다고요. 그 이야기의 방식에 기억하기와 상상하기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던데요, (사이가 좋지 않아서 엄마의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는데요, 비밀입니다만 어머니는 시조를 쓰는 시인이세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원초적으로 글을 쓸 때는 뭔가 호흡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글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꼭 그러하지는 않으나, 3·4·3·4 식의 구조라든가 한참 문장을 읽어 내려갔을 때 반드시 생각을 하거나 호흡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좋더군요. 그렇다면 과거·현재·미래 식의 시제의 흐름이 자연스러울 거고, 기억하기와 상상하기는 항상 쌍으로 연결이 되겠지요. 그래서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되면 어떨까?' 식의 연결을 좋아해요. 한때 아멜리 노통브의 글을 좋아했었어요. 〈오후 네 시〉라는 글을 보면 사람의 불안함을 글로 정말 잘 표현했더군요. 그때 무지하게 질투했어요. 나랑 나이도 같은데 도대체 나란 사람은 지금까지 뭘 해 놓은 게 있는가 싶어서 절망했었어요. ㅎㅎㅎ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저자의 이름을 보고 책을 읽다가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간혹 책을 읽다가 '뭐지? 이 사람 왜 나처럼 글을 쓰는 거야?' 싶을 때가 있기도 했었어요. (사실 저는 글쓰기 교육을 받은 적은 없어요, 그래서 엉뚱한 생각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다시 책을 앞으로 넘겨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더라고요. 와, 감히 내가 스타일이 닮았다 생각했다니 드디어 미쳤구나 하고 웃었는데요, 그런 작가분들의 글 쓰는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거나,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꼭 그것이 목적이 아니었더라도 문장이라면 ‘당신의 풍경은 몇 개의 장면으로 얘기해 줄 수 있나요? 그렇다면 그 중 어느 장면을 가장 좋아하나요?’ 정도고요, 역시 그런 자신의 한때를 캐낸 이야기들이니 단어는 ‘딕씬’이어야 할 듯해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저는 무조건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누구라도 힘든 일이나 억울했던 일이 훨씬 더 일기에 많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바꿔서 생각해 보면 그랬기 때문에 다르게 얻은 일도 많았을 거예요. 행복과 불행은 늘 세트로 오는 거잖아요. 유명해지면 자유가 없어지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특별하지 않으니 말과 행동이 조금 자유롭잖아요. 그런 것처럼요. '오늘 머리가 아프네 괴로워 죽겠다'보다는 '어, 머리가 아프니 왠지 달이 하나 더 생기려는 거 아닐까? 어쩌면 오늘 밤에 외계인을 만날 수도 있을 거야'라고 상상하면 뭔가 새로운 걸 나만 알고 있는 거 같지 않나요? 머리 아픈 게 싹 사라질 수도 있어요.

이번 책 이후에 새로 준비 중인 집필 주제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앗, 그림과 책을 연달아 발표하는 작가가 되려나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저는 하루아침에 뭔가가 되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 켜켜이 쌓인 시간이 그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차곡차곡 쌓아놓을게요.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함께 기억하고 얘기하고 상상해 봐요.

마지막으로, 저자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젊은 날의 저의 삶을 얘기한다면 아이, 학생, 학교였어요. 어느 순간 그림과 글로 바뀌었지요.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그래서 어쩌면 저의 나머지 반에 해당하는 거 같아요. 지난번에 대구미술관에 가서 〈매화서옥도〉라는 그림을 봤어요. 매화나무 아래 책으로 가득 찬 집이 있는 그림이었는데요, 저의 경우도 화실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려요. 저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중 한 가지인 듯해요. 책은 길을 이끌고 글은 삶에 대한 다짐 같은 거예요.


최희영 저자는 글을 쓰고 책을 읽는 행위가 삶의 길을 이끌고 스스로를 다잡는 다짐과 같다고 말합니다. 행복과 불행이 늘 세트로 찾아오는 일상 속에서도 엉뚱한 상상으로 따뜻함을 잃지 않는 저자의 시선처럼, 이 책이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다정한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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