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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의 함정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09월 01일
- 사회/정치
- 9791138864244
- 면수
- 판형
- 제본
- 284쪽
- 152mm × 225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6년 09월 01일
- 사회/정치
- 9791138864244
- 284쪽
- 152mm × 225mm
- 무선
280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현실 속에서, 출생률을 결정짓는 진정한 변수는 경제적 지원이 아닌 '사회적 신뢰'라고 말하는 박인엽 저자. 무역 현장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구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저출생 문제의 본질을 '신뢰의 위기'로 바라본 이야기를 《0.80의 함정》에서 전합니다.
수많은 인구 통계 숫자 뒤에 가려진 사람들의 온도를 읽어 내며, 차갑게 식어가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저출생 해법의 출발점이라 제안하는 도서 《0.80의 함정》. 저출생과 한국 사회의 신뢰 구조를 깊이 있게 탐구한 박인엽 저자의 인터뷰를 통해 그 지혜를 만나보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한 후 30년 넘게 세한물산 대표로 농산물 수입무역업에 종사해 왔습니다. 오십대 중반에 사회복지행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호원대학교와 드림원격평생교육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무역 현장과 학문, 두 세계를 오가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였습니다. 20~40대 기혼여성 2,064명의 데이터를 직접 분석했는데, 결과가 예상과 달랐습니다. 경제 수준은 출산 의향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고, 결정적인 변수는 '신뢰'였습니다. 가사 분담이 힘들어도, 양육이 어려워도, 사회 신뢰도가 높으면 그 어려움이 출산 포기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이걸 논문으로만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80조 원을 쏟아부어도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현실 앞에서, 이 연구 결과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닿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두 부류의 독자를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왜 돈을 이렇게 써도 출산율이 안 오르지?'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정책 담당자와 연구자들입니다. 경제 지원이 해답이 아니라면 무엇이 해답인지를 데이터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둘째는 아이를 낳을지 고민하는 30~40대 부모들입니다. 그 고민의 본질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믿을 수 없어서'라는 것을, 그리고 그 불안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6장과 7장의 데이터 결과 부분입니다. 경제 수준이 출산 의향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 그리고 사회 신뢰도가 가사 분담·양육의 어려움과 출산 의향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한다는 결과를 처음 확인했을 때의 긴장감을 그대로 담으려 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의 결론이었지만, 책에서는 '신뢰가 있으면 어려움이 포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한 문장으로 압축했습니다. 이 문장을 세심하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책은 0.80이라는 합계출산율을 단순한 인구 통계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신뢰의 위기’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출생 문제를 연구하시면서 경제적 요인보다 신뢰라는 개념에 주목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박사 연구를 시작할 때 저는 '경제적 지원이 많을수록 출산율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분석하면 할수록 그 가설이 무너졌습니다. 경제 수준 변수는 어떤 모델에서도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사회 신뢰도는 일관되게 출산 의향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조절 효과 분석이었습니다. 양육이 힘들어도 사회 신뢰도가 높은 집단은 출산 의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신뢰가 어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과 포기 사이를 막아주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그 순간 직관했습니다.

책 후반부에서 제안하신 국가 신뢰 프레임워크는 개인·관계·제도·미래라는 네 층의 신뢰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회복해야 할 신뢰는 무엇이라고 보시며, 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 개인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네 층 가운데 지금 한국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제도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원이 5년 후에도 있을까?'라는 질문에 아무도 답할 수 없는 사회에서 장기 계획인 출산을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역할입니다. 지역사회는 성미산마을처럼 작은 신뢰 경험을 만드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개인은 '내 이웃을 조금 더 믿어보는 것'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신뢰는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관계에서 쌓입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거나,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돈이 아니라 믿음이 아이를 부른다'입니다. 책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단어를 하나 고른다면 '온도'입니다. 저출생 논의는 대부분 숫자와 정책으로 이루어지지만, 이 책은 그 숫자 뒤에 있는 사람들의 온도를 읽으려 했습니다. 차갑게 식어가는 신뢰를 다시 데우는 것이 저출생 해법의 출발점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책장을 덮으며 딱 하나만 가져가 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느끼는 이 불안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구나.' 아이를 낳지 않는 선택이 개인의 이기심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신뢰가 무너진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라는 것. 그 사실을 알게 된 독자가 조금 더 너그럽게 자신과 이웃을 바라보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번 책 이후에 새로 준비 중인 집필 주제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두 가지를 구상 중입니다. 하나는 이 책의 연구를 심화한 사회복지 정책 관련 학술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30년 무역업 경험을 담은 실물 경제 이야기입니다. 강연을 통해 이 책의 메시지를 사회복지 현장과 정책 기관에 직접 전달하는 활동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손녀가 둘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자랄 사회를 생각하면 가슴 한쪽이 먼저 조여듭니다. 저는 그 아이들에게 재산보다 마음 놓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동네 하나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이 그 동네를 함께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신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무역업을 30년 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과는 멀리 살았습니다. 박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논문이라는 형식으로 제 생각을 정리했고, 이 책은 그 생각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첫 시도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저에게 '내가 무엇을 진짜로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머릿속에서는 분명하던 것들이 글로 쓰다 보면 흔들리고, 그 흔들림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생각이 단단해집니다. 그 단단해진 생각이 다른 사람의 삶에 조금이라도 닿는다면, 그것이 글을 쓰는 이유가 됩니다.
출산율 저하의 원인을 단순한 경제적 부담이 아닌 사회 구조적 '신뢰의 위기'로 풀어낸 박인엽 저자. 저자가 전하는 신뢰의 메시지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전하고, 서로를 향한 온기를 되찾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