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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

도서 ‘태양은 황혼일 때 가장 아름답다’ 송창수 저자 인터뷰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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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황혼일 때 가장 아름답다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09월 24일
  • 시/에세이
  • 9791138865036
  • 면수
  • 판형
  • 제본
  • 420쪽
  • 140mm × 205mm
  • 무선
  • 출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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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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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본
  • 2026년 09월 24일
  • 시/에세이
  • 9791138865036
  • 420쪽
  • 140mm × 20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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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은 황혼일 때 가장 아름답다

공학도에서 영화감독으로, 그리고 쉰일곱의 나이에 자신을 돌아보는 작가로 카메라와 펜을 잡은 송창수 저자. 아흔 넘은 아버지의 텃밭과 걸음에서 배운 '속도가 아닌 리듬, 성취가 아닌 지속'의 삶을 도서 《태양은 황혼일 때 가장 아름답다》를 통해 만나보세요.

"나이 듦은 삭제가 아니라 나만의 색을 찾아가는 색보정"이라 말하는 송창수 저자. 나이 듦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새로운 기대와 설렘으로 바꿔주는 깊은 통찰을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책의 저자이자 영화감독 송창수입니다. 대학에서는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며 유조선과 잠수함 설계도를 들여다보던 공학도였는데, 스물일곱 살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보고 인생의 항로를 바꿨어요. 서른에 처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 세 번의 거절 끝에 네 번째 시나리오가 영화진흥위원회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고향 경주를 배경으로 한 《마이 캡틴 김대출》로 30대 후반에 데뷔했죠. 당시에는 많이 늦깎이 데뷔였어요. 이후 영화와 드라마 현장을 오가며 지금까지 카메라 뒤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찍어 왔고, 올해 쉰일곱, 이번에는 처음으로 카메라를 저 자신에게 돌려보았습니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쉰일곱의 어느 날 거울 앞에서 ‘내가 나이 들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과 두려움이 올라왔는데, 정작 저를 멈춰 세운 건 하나의 질문이었어요. "너는 요즘 어떤 꿈을 꾸고 있느냐?" 그때 떠오른 게 아흔이 넘어서도 새벽마다 텃밭에 나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었고, 나이 듦을 두려움이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카메라 앵글을 바꾸듯 인생을 다시 보는 법을 제 방식대로 정리해 보고 싶었어요. 사실 이 책은 독자보다 먼저 중년을 지나는 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거울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는 분, 아이들이 떠나고 텅 빈 집에서 "이제 나는 뭘 해야 하지?" 싶은 분, 평생 누군가의 부모와 배우자, 자식으로만 살아오다 문득 '나'라는 사람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는 분들께 이 이야기가 닿았으면 했습니다. 특히 "이 나이에 새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요. 책에는 일흔이 넘어 한글을 배워 시인이 된 평범한 할머니들, 일흔여섯에 처음 마라톤을 시작해 아흔둘에 완주한 분들도 나와요. 늦었다는 건 대부분 우리 마음이 내리는 판정이라는 걸 함께 나누고 싶어요.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1장의 '아버지 텃밭의 고추를 이기지 못하는 나'라는 대목이죠. 저는 시나리오가 거절당하면 세상을 원망했고, 영화가 흥행하지 못하면 관객을 탓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아버지는 비가 오면 비를 받아들이고, 농사가 망하면 내년을 기약하시더라고요. 그때의 깨달음을 세 줄로 적으면, "속도가 아니라 리듬. 증명이 아니라 순응. 성취가 아니라 지속." 이 책 전체가 사실 이 세 줄에서 뻗어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리고 6장 '나이 듦은 삭제가 아니라 색보정이다'도 꼭 천천히 읽어 주셨으면 해요. 나이를 먹는다는 건 무언가를 억지로 지워내는 일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려고 덧칠했던 색들을 걷어내고 나만의 진짜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책에서는 젊은 시절의 꿈을 세상에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꿈으로, 나이가 든 뒤의 꿈을 자신을 다시 살아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구분하셨습니다. 영화감독으로 살아오면서 언제부터 꿈의 의미가 성취와 증명에서 지속과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는지, 그 전환을 가장 크게 느낀 순간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서른 중반, 세 번째 시나리오까지 거절당하고 고향에 내려갔을 때입니다. 도망인지 휴식인지 저도 분간이 안 되던 시기였죠. 다음 날 새벽, 아버지는 운동화를 신고 김유신 장군묘 둘레길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서고 계셨어요. 아무도 보지 않는 길을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보폭으로 묵묵히 걸으시더군요. 그다음 날부터 저도 아버지 몇 걸음 뒤를 따라 걸었어요.

그때 알았습니다. 앞의 세 편은 전부 세상에 나를 증명하려고, 팔리는 이야기를 쓰려고 발버둥 친 결과물이었다는 걸요. 서울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네 번째 시나리오를 다시 쓰기로 결심했어요.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고향 풍경을 가장 솔직하게 쓰고 싶었어요. 처음으로 시나리오 쓰는 일이 즐거웠고, 그 한 편이 문을 열어 주었죠.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데뷔 후에도 한동안은 다시 속도에 휩쓸렸지만, 그 전환이 온전히 제 것이 된 건 오십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아흔이 넘어서도 매일 걷고 텃밭을 가꾸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책 전체에 중요한 이미지로 반복됩니다. 특히 “속도가 아니라 리듬, 증명이 아니라 순응, 성취가 아니라 지속”이라는 깨달음으로 이어지는데, 아버지의 삶이 선생님의 창작 방식과 앞으로의 인생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꾸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버지는 50대 중반에 심장 혈관 시술을 받으신 뒤로 4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걷고 계세요. 이유를 여쭤봤더니 "건강하게 나이 들어야 안 되겄나. 자식새끼들한테 폐 끼치면 안 되지" 하시더군요. 거창한 건강 철학이 아니라 가족을 향한 마음이 아버지를 매일 아침 일으켜 세운 거더라고요.

창작에서는 '오늘 쓸 수 있는 만큼만 정직하게 쓴다'는 태도를 배웠어요. 예전엔 밤새 대본을 고치며 몸을 갈아 넣었는데, 지금은 현장에서도 체력으로 밀어붙이던 연출에서, 몸의 리듬에 맞춰 꼭 필요한 장면만 정성껏 담는 연출로 바뀌었고요.

인생관으로 말하자면, 저는 이제 앞으로의 40년을 '후반전'이라 부르지 않아요. 새로운 작품의 첫 장면이라고 불러요. 아버지 텃밭은 여전히 저보다 앞서 있지만, 괜찮습니다. 저는 아직 배우는 중이니까요.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거나,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 문장으로는 "나는 나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중이다"입니다. 프롤로그 제목이기도 하고요. 단어 하나를 꼽자면 '매직 아워'입니다. 해가 지기 직전 영화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빛이죠. 한낮보다 약하고 오래 머물지도 않지만, 세상을 가장 아름답고 깊은 색으로 물들이죠. 책 제목처럼 태양은 황혼일 때 가장 아름답잖아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책장을 덮고 나서 거창한 결심보다는, 내일 아침 무엇을 해볼까 하는 작은 설렘 하나가 남기를 바라요. 아흔 넘은 아버지가 내년 봄 수확을 생각하며 텃밭에 고추 씨앗을 심으시듯이요. 꿈은 크기가 아니라 내일을 상상할 수 있느냐의 문제니까요.

이번 책 이후에 새로 준비 중인 집필 주제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두 편을 준비하고 있어요. 하나는 《로맨스 그레이》라는 멜로 영화예요. 머리에 서리가 내린 사람들의 사랑, 시간을 견딘 뒤에도 다시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름 없는 용사들》이라는 드라마 시리즈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16개국 젊은이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으려 해요. 두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날, 이 책의 독자분들을 모시고 싶다는 약속을 책 말미에 적어두었어요.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영화의 진짜 감동은 클라이맥스가 아니라, 모든 사건을 겪어낸 주인공이 마지막에 보여주는 눈빛에서 나오잖아요. 독자분들의 인생 영화도 여전히 돌아가고 있어요. 젊은 날에는 미처 담지 못했던 가장 깊이 있는 장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기록되고 있어요. 독자분들의 두 번째 테이크를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20대 시절 공학연구실 책상 서랍 안에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메모장들이 있었어요. 영화와 책을 보면서 생각났던 이야기의 조각들을 몰래 적어두었던 거죠. 저에게 글쓰기는 그때부터 강철 대신 사람을 재료로, 수식 대신 감정으로 무언가를 설계하는 일이었어요. 지금도 이때 쓴 메모장 20여 권을 박스에 보관하고 있어요. 제 인생의 보물단지죠.

지금은 조금 더 단순해졌어요. 글을 쓰면 손이 움직이고, 손이 움직이면 생각이 정리되고, 생각이 정리되면 내일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요. 아버지에게 텃밭이 있다면 저에게는 노트북 워드가 있는 셈이죠. 매일 씨앗을 심듯 한 줄씩 쓰는 것, 그게 제가 살아 있다는 가장 정직한 증거입니다.


나이 듦을 두려움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자 자신을 완성해 가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송창수 저자. 책 《태양은 황혼일 때 가장 아름답다》가 지친 중년의 삶에 깊은 위로와 함께 내일을 향한 작은 설렘을 전해주는 뜻깊은 길잡이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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