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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흐르고 사람은 깊어가고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03월 05일
- 시/에세이
- 9791138854962
- 면수
- 판형
- 제본
- 184쪽
- 138mm × 200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6년 03월 05일
- 시/에세이
- 9791138854962
- 184쪽
- 138mm × 200mm
- 무선
시의 역할은 세상에서 밀려나 웅크린 존재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라 말하는 박채운 저자. 밀려난 자리에 이름을 지어주고 생명을 넣어주는 것 그것이 시의 역할이라 믿는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살펴보세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험한 세상 가운데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만한 일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용기를 주고 싶다고 합니다. 박채운 저자의 인터뷰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2025년에 『서정문학』으로 등단하여 시를 쓰고 있는 박채운이라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립항공대학교에서 슬라브어문학을 공부했지만, 전쟁 사태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해 한국에서 다시 시를 쓰고 있습니다. 여러 문학상을 통해 작품을 발표해 왔습니다.
저는 큰 바람이 불고 지나간 뒤에 남아 있는 마음의 흔적이나 쉽게 말해지지 않는 감정의 자리를 오래 바라보며 시를 씁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골목에 앉아 전쟁 나간 제 오라비를 기다리는 소녀에게, 가자지구 무너진 담벼락에서 찢어진 어머니의 런닝구를 붙잡고 우는 세 살배기 어린 아이에게 혈서같은 시를 전해주고자 부지런히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우크라이나 유학 시절 겪은 전쟁은 세상을 바라보는 제 감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요즘은 세계 곳곳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일상의 배경처럼 반복되기도 합니다. 《사랑은 흐르고 사람은 깊어가고》는 이런 불안한 시대 속에서도 우리 안에 여전히 서로를 향한 감정이 남아 있다는 믿음을 담은 시집입니다. 전쟁이 일상처럼 들리는 시대일수록, 결국 사람을 지켜 주는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이 시집이 시작됐습니다.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이 시집은 어떤 특별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조용히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크고 작은 불안과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는데, 때로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사람의 마음은 쉽게 지치기도 하고, 스스로가 어디에 서 있는지 잘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 갈등의 소식이 반복되고, 세상이 점점 거칠어지는 시대에는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묵묵히 자신의 삶을 버티고 있고, 또 누군가는 말하지 못한 마음을 안고 하루를 살아 가고 있습니다.
이 시집이 그런 독자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삶이 늘 선명하게 설명되지는 않지만,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이 결국 사람을 조금씩 더 깊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무명초」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사랑”입니다. 연인 사이의 흔한 사랑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사랑”입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험한 세상을 버티며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만한 일이며, 그 여정을 건너며 내 곁에 또 누군가에게 손을 먼저 내밀어 줄 용기가 이 책을 통해 생겼으면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들여다보고, 드러나지 않은 것을 찾아내보는 그런 용기가 꼭 생겼으면 합니다.

저자님의 이후의 활동이 궁금합니다.

다음 시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제 첫 시집이라, 제 문학적 방향을 크게 드러내기보다는, 세상에 내밀고 싶은 첫 메시지 위주를 담았습니다. 이제 준비하는 시집부터는 제가 펼치고 싶은 문학 세계를 마음껏 펼쳐보고 싶습니다.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기 힘든 세상이지만, 더 뜨겁게 이 세상을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숨 쉬는 것과 같습니다. 글을 써야 숨이 쉬어지고, 시를 써야 하루를 살 수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슬라브 문학을 공부하셨는데, 고통과 상처를 대하는 슬라브 문학 특유의 태도가 이번 시집의 '절제된 언어'와 '윤리적 태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슬라브 문학을 공부하며 언어는 단순하지만 그 안의 감성은 누구보다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은 점심으로 싸온 사과 한 조각조차 먼저 건네주는 사람들이었지요. 때로는 아픔과 외로움을 겉으로 말하지 않아서 더 뜨겁게 사무치기도 합니다. 제 시에도 그런 마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상처를 아프다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견디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의 상처를 노래할 수 있습니다.

표제작 「사랑은 흐르고 사람은 깊어간다」를 비롯해 많은 시에서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깊이를 연결 짓고 계십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깊어지는 사람’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견디는 사람입니다. 눈물을 참는 것이 아니라, 내 눈물을 잠시 접어두고 내 옆사람의 눈물을 먼저 닦아주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견디고 견디다 무너질 것 같을 때면, 도 누군가 내밀어준 손을 기꺼이 잡는 사람입니다.

「무명초」에서 “살아서 버티는 모든 것에게 이름 하나쯤은 있어야 하니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름 없이 잊혀 가는 존재들에게 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시가 세상에서 밀려나 웅크린 존재들을 다시 세상으로 밀어 넣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에게 ‘이름’ 하나를 지어주는 것입니다. 그 밀려난 자리에 이름을 지어주고, 생명을 넣어주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는 자리에 웅크린 생명 하나가 있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주는 것, 그것이 시의 역할이라 믿습니다.
글이 주는 힘에 대해 말하고 있는 박채운 저자. 저자가 쓴 책은 세상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버티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