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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와 있었다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10월 20일
- 시/에세이
- 9791138865982
- 면수
- 판형
- 제본
- 176쪽
- 148mm × 225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6년 10월 20일
- 시/에세이
- 9791138865982
- 176쪽
- 148mm × 225mm
- 무선
27년간 수행을 이어오며 일상과 내면의 기록을 단담히 담아낸 곽노숙 저자. 험난한 삶의 순간 속에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삶이 지닌 작은 온기를 발견하길 바라는 저자의 이야기를 살펴보세요.
삶의 피할 수 없는 고통과 피로 속에서 잠시 마음을 쉬어가고,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되찾아주는 도서 《그곳에 와 있었다》. 곽노숙 저자가 긴 시간 수행과 삶을 통과하며 깨달은 깊은 지혜를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를 찾고 싶었습니다. 내면의 불안과 걱정, 후회를 반복하는 이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그 마음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27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행에서 배운 것을 나누며 명상을 이끌어 왔지만, 저 역시 여전히 배우는 사람입니다. 물이 어느 그릇에도 담기듯 나를 어떤 모습에 가두지 않고, 주어진 삶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한 사람입니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부터 책을 염두에 두고 쓴 글들은 아닙니다. 수행하면서 겪은 일이나 마음에 남은 순간들을 글로 적어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책으로 묶어야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긴 시간 수행하며 살아온 엄마의 삶을 지금 당장 이해해 주기를 바라기보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가 어느 날 마음의 여유가 생겼을 때 이 글들을 펼쳐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조금 알게 되고, 그 안의 어떤 이야기가 자신의 삶에도 작은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특정한 독자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이 아픈 사람, 사는 일이 힘겨운 사람, 잘 살아 보려고 애쓰느라 지친 사람들이 긴 숨을 한번 내쉬듯, 이 책이 잠시 마음을 쉬어 가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 특별해져야만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매일 맞이하는 평범한 하루에도 이미 소중함과 행복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있는 그대로 말해 주다」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삶이 힘든 사람에게 우리는 흔히 힘내라고 말하거나 앞으로는 좋아질 거라고 위로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이미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음을 알아주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수행은 특별한 무엇이 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말할 수 있게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 가슴이 따스해집니다.

오랜 세월 위빠사나* 수행을 이어 오시면서 극심한 신체적 고통과 두려움, 개인적인 상실과 삶의 어려움을 마주하셨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감정들을 억누르거나 피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를 강조하고 계신데, 수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위빠사나: 몸과 마음의 변화를 관찰하여 현상의 본질을 통찰하는 불교 유래 명상 수행법

좋은 일이건 좋지 않은 일이건 오래 머물지 않고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힘들거나 괴로운 일이 생기면 그 상황에 마음이 휩쓸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 속에 오래 머물곤 했습니다. 지금도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어난 것은 변하고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그 감정에 머무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으로 마음의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고통에 맞서기보다, 지금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가능한 만큼 바라보려 합니다. 그러면서 고통을 대하는 마음에도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미얀마의 여러 수행처에서 경험한 낯선 환경과 사람들의 행동이 때로는 수행을 방해하는 요소로, 때로는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계기로 나타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비교하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인상적인데, 이러한 경험들이 일상에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습니까?

가장 큰 변화는 고마움과 소중함을 조금 더 알게 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마음속이 시끄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이나 상황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판단하고 비교하는 제 마음도 함께 보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판단하고 반응합니다. 다만 그것을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고, 내가 옳다는 생각만 붙잡고 있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말에도 조금 더 귀 기울이게 되고, 함께하는 시간과 작은 배려가 전보다 고맙고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거나,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 단어를 고른다면 ‘온기’라고 하고 싶습니다.
사는 일에는 피하고 싶고 고통스러운 순간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그 안에서 울고 웃고, 흔들리면서도 다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도 그런 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마음, 평범한 하루에서 문득 느끼는 고마움과 소중함, 다시 살아가게 하는 작은 힘. 그런 사람 사는 온기가 이 책에 담겨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그래. 한번 살아보지.”
그런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고 견뎌야 하는 시간도 있지만, 그 안에도 작고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책장을 덮었을 때 자신의 일상과 곁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은 더 귀하게 느껴지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책 이후에 새로 준비 중인 집필 주제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수행과 일상에서 만나는 순간들을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 이전보다 조금 더 인간적인 이야기를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수행을 설명하기보다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를 자연스럽게 담아 보고 싶습니다.
또 수행에 관한 공부와 연구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수행과 글쓰기, 공부가 서로 따로 떨어져 있다기보다 제 삶 안에서 함께 이어졌으면 합니다.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잘 살아야 한다고 너무 애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삶은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고, 마음도 늘 한결같지 않습니다. 기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며, 때로는 헤매기도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책의 작은 이야기 하나가 자신의 삶을 잠시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소중히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제게 글을 쓴다는 것은 표류하던 생각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일입니다.
마음속에서는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글로 적어 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또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면서 제 마음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잘 쓰기 위해서라기보다 살아오면서 그냥 지나칠 뻔한 순간을 다시 바라보고, 그때 알게 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씁니다.
글쓰기를 통해 지나치는 순간들을 다정히 기록하며 마음을 바라보는 곽노숙 저자. 저자가 책 《그곳에 와 있었다》를 통해 전하는 따뜻한 온기가 잘 살아야 한다고 애쓰며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지친 일상에 작지만 든든한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