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부. 왜 국가를 알아야 하는가
1. 국가를 묻다
2. 국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3. 국가를 아는 시민은 왜 중요한가
2부. 국가는 무엇인가: 개념과 생각의 틀
4. 국가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5. 무국가·무정부는 무질서인가
6. 자연법은 어떤 통찰을 주는가
7. 플라톤의 ‘기획’ 국가론은 무엇인가
8. 로크의 ‘자연·합리’ 국가론은 무엇인가
9. 가족·국가의 통치 원리는 다른가
3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10. 농업 생산 잉여와 제도는 어떻게 국가를 세웠나
11. 곡물 저장성은 왜 국가 탄생에 중요했나
12. 환경은 국가 형성에 어떤 조건이 되었나
13. 국가의 기원은 약탈인가, 협력인가
14. 중세의 교회와 국가는 어떤 관계였나
15. 중세 종교 인물은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16. 국가 형성의 네 이론은 어떤 통찰을 주는가
17. 국가 개념은 어떻게 생겨났나
18. 국가 형성은 오늘날 어떻게 이해되나
19. 왜 아나키즘이 아닌 국가여야 하는가
4부. 국가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권력과 정당성
20. 국가는 왜 권력을 필요로 하는가
21.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22. 권력은 왜 법에 묶여야 하는가
23. 정당성이란 무엇인가
24. 정당성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5부. 주권이란 무엇인가
25. 주권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26. 국가는 누구의 것인가
27. 주권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6부. 국가 지식을 갖춘 시민의 힘은 무엇인가
28.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다시 물어야 하는가
29. 국가 속에서 어떤 시민으로 설 것인가
에필로그
주석
책 속으로
국가를 꿰뚫어 보는 날카로움이 시민의 힘이다. 시민이 국가를 제대로 알 때, 국가는 시민을 두려워하게 된다. 흐릿한 시민이 아니라 해상도 높고 중심이 잡힌 시민들. 그런 시민의 존재 자체가 곧 ‘훌륭한’ 국가의 조건일 것이다. (p.24)
국가는 정부이기도 하고, 법체계이기도 하며, 법인격이기도 하다는 점을 함께 보아야 한다. 이 세 얼굴을 동시에 볼 때에야 비로소 국가가 무엇인지, 왜 법치주의가 중요한지, 국가가 시민에게 무엇을 약속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p.57)
국가가 ‘정당한 폭력’을 독점하지 못하면 사회는 곧바로 무질서로 귀결된다는 전제를 비교적 쉽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사례들은 이러한 가정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 준다. 국가의 통제력이 약한 상황에서도 일정한 사회적 질서는 자생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p.65)
자연법을 길게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를 이해하려면, 국가보다 먼저 인간의 존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법보다 앞서, 자연인으로서의 인간 존재가 있다. 이 점을 놓치면 국가는 쉽게 목적이 되고, 인간은 그 수단으로 전락한다. (p.81)
제한된 시간 안에 국가론 관련 책을 단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로크를 권한다. 그 이유는, 자연법에 가깝고 합리적인 국가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자유, 국교 분리 등 대부분의 주장이 합리적이다. (p.89)
국가의 기원을 설명하는 전통적 이론은 농업이 식량 생산성을 높였고, 그 결과 생긴 잉여가 엘리트와 관료, 군대 같은 비생산 집단을 먹여 살리면서 국가를 만들었다고 본다. 최근 연구는 여기에 중요한 보완점을 제시한다. 국가의 출현을 가른 것은 단지 잉여의 크기가 아니라, 그 잉여가 저장 가능하고 몰수 가능했는가 하는 점이었다. (p.128)
국가의 기원을 둘러싼 해석은 크게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강자가 폭력을 앞세워 약자를 지배하고 잉여를 거두기 위해 국가를 세웠다는 관점이다(약탈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생존과 질서를 위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 국가를 만들었다는 관점이다(협력·계약론). (p.137)
유럽 국가 형성의 비밀을 풀 때 우리는 흔히 전쟁과 계약, 곧 칼과 약속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그 뒤에는 언제나 교회라는 숨은 설계자가 있었다. (p.158)
국가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네 가지 이론은 힘 이론, 신권 이론, 사회계약 이론, 진화 이론을 통해 앎의 폭을 넓혀 본다. 어떤 이론은 힘과 정복을 강조하고, 어떤 이론은 신의 권위를 앞세우며, 또 어떤 이론은 인간의 합의와 계약을 말한다. 진화 이론은 국가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점차 형성되었다고 본다. (p.170)
“모든 사람이 정의롭고 배려심이 있으며 공동선을 위해 자발적으로 협력한다면, 왜 굳이 강제력을 가진 국가가 필요할까?” (p.191)
권력은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관계적 힘인 동시에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역량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또한 권력은 명백히 드러나는 행위이면서도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구조일 수도 있다. 권력은 때로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지배로, 때로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게 하는 능력으로 나타난다. (p.221)
국가는 사회를 완성품처럼 설계하려 들지 말고, 자유로운 질서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지키는 데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p.232)
정당성은 법조문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마음과 판단, 지지와 저항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정당하지 않다”고 외치는 시민의 목소리,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정부의 담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의 양심과 이해관계가 모두 정당성의 일부다. (p.257)
오늘날 다시 생각해 볼 만한 것은, 국가를 허구적이지만 유의미한 도덕적·법적 인격으로 보는 전통이라고 본다. 그래야 우리는 정부와 국민의 관계를 더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고, 공동선, 위기 대응, 세대 간 책임 같은 문제도 더 일관되게 사고할 수 있다. (p.274)
국민은 단지 헌법 아래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필요할 경우 새로운 헌정 질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궁극적 주체라는 것이다. (p.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