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글) 고샘
인물 상세 정보오랫동안 바라보고 오래 마음에 담아둔 사람과 풍경을 이야기로 옮겨왔다. 이번 책은 그렇게 마음속에 머물던 기억을 처음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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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지』는 사랑과 이별, 결혼과 가족, 그리고 일상의 풍경 속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를 담아낸 고샘의 단편소설집이다. 세 편의 작품 ‘K가 J에게’, ‘삭제된 이별’, ‘어린지’로 구성된 이 책은 한 여성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와 세월이 흐르며 달라지는 삶의 시선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설렘과 자존심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 가까운 사람과 부딪치며 깨닫는 사랑의 본질, 자연과 사람을 통해 얻는 위로가 작품 전반에 흐른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거나 아름답게 포장하기보다 때로는 유치하고 모순적이며 충동적인 모습까지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복잡한 속내와 삶의 소소한 순간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첫 번째 작품 ‘K가 J에게’는 음악학원 운영을 준비하는 서른 살 여성과 물리치료사 사이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감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병원 치료실에서 오가는 평범한 대화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상대방의 작은 행동 하나에 설레거나 실망하는 주인공의 심리가 일기와 독백 형식으로 표현된다. 두 번째 작품 ‘삭제된 이별’에서는 친구처럼 시작된 관계가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 그리고 부부가 되어 겪는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이별을 이야기하면서도 쉽게 놓지 못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 준다.
표제작 ‘어린지’는 호수를 따라 걷는 일상에서 출발해 자연과 인간, 기억과 세월에 관한 사색을 펼쳐 놓는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물빛과 숲의 풍경,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교류, 어린 시절의 추억과 노년의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어우러진다. 호숫가의 작은 생명과 바람, 꽃과 나무는 단순한 풍경을 넘어 삶을 돌아보게 하는 매개가 된다. 특히 산책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격과 관계를 관찰하며 인간의 호의와 욕망, 오해와 배려를 함께 들여다본다. 『어린지』는 사랑의 설렘에서 가족의 무게를 거쳐 자연이 주는 평온에 이르기까지, 삶의 여러 시기를 통과하며 조금씩 자신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집이다.
K가 J에게
삭제된 이별
어린지